결코 가볍지 않은 산후우울증 증상
얼마 전, 산후우울증으로 생후 2개월 된 아기를 살해한 엄마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시험관으로 힘들게 낳은 아기를 어떻게 살해했을까요? 그만큼 산후우울증이 위험하다는 방증이겠지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산후우울증을 겪었다고 말하는 엄마가 꽤 많습니다. 산후 우울증에 걸리면 이유 없이 우울해지고 기분이 가라앉습니다. 만사가 귀찮고 조그만 일에도 짜증이 나고 불안하고 초조하지요.
식욕이 없으며 눈물이 많아지고 때로는 가슴이 답답하고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육아에 대한 부담감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아이와 남편을 미워하게 되며 심한 경우 죽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답니다.
산후우울증의 원인
산후우울증은 분만 후 3~10일에 생겨나는 증상으로 출산 과정에서 생긴 스트레스,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변화, 신체 변화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힙니다.
초산일수록 발생빈도가 높으며 산모의 50% 정도가 산후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산모들은 2주 정도 지나면서 자연스레 극복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저의 경우 산후우울증이 거의 없었습니다. 아기 키우면서 힘들기는 했지만 마음이 나락으로 간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주변을 보면 약간의 우울증은 조리원에서 겪지만 금방 극복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만큼 개인차가 큰 게 산후 우울증인데요.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할 경우 산모는 물론 아기와 가족 모두를 고통으로 몰아넣을 수 있어요.
제게는 산후우울증으로 목숨을 끊은 친구가 있습니다. 아기가 100일 정도 되었을 때 일어난 일이었어요. 20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였는데요, 한번도 제 연락을 안 받은 적 없었는데 카톡 메시지에 답도 없고 전화도 없고.. 얼마 후 목숨을 끊었다는 전화를 받고 얼마나 안타깝고 놀랐는지요.
출산 후 한달 된 시점부터 말이 없어지고.. 사진도 안 찍고.. 병원 가서 상담받아보라고 해도 안 받다가 그리 되었다는 친구 어머니의 말에 얼마나 슬펐는지 몰라요. 그만큼 산후우울증이 무섭습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산후우울증으로 자신의 아기를 죽이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들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겪는 현상이라는 것이지요.
산후우울증이 아기에게 미치는 영향
한 심리학자가 엄마의 표정과 아이의 반응을 실험한 적이 있습니다. 엄마가 3분 동안 우울한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보면 아이는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엄마가 3분 뒤 다시 웃는 표정을 지어도 아이는 엄마를 경계하며 그 곁으로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예전의 관계를 회복하려면 20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그럼 하루종일 우울한 엄마를 보고 있는 아이는 어떻게 자랄까요? 아이는 엄마를 회피하게 되고 성격 형성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합니다.
산후우울증 예방이 중요합니다.
한달 이상 산후우울증이 지속될 경우 전문의를 찾아가 약물 치료와 심리 치료, 가족 치료 등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을 예방입니다. 아이를 위한 출산 준비도 급하지만 산후 우울증에 대한 대비책도 세워둘 필요가 있어요.
먼저 주변 가족들이 산모가 출산 후의 변화된 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남편은 가사와 육아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아내가 심신의 여유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산모 역시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힘겨운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혼자 해결하려 들지 말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걱정을 나누며 그들의 도움을 받아들이면 좀 더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인생이 풍요로워지고 성장한다는 사실을 믿어야만 아이도 엄마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출산 직후에는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상태이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요새 아기 낳은 산모들을 보면 조리원 2주 + 산후도우미 3주 코스를 많이 밟는 것 같아요. 비용이 조금 들더라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산후우울증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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